나는 꽈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. 어릴적 눅눅하고 기름지며 밀가루 맛만 나는 꽈배기를 먹어봤던 경험 때문일 것이다.
그러나 갓 튀긴 꽈배기를 우연히 먹고난 뒤로, 나의 소울푸드는 핫도그에서 꽈배기로 대체되었다.

겉은 바삭한데 속은 촉촉하고 따끈하고 쫄깃하며, 씹을수록 설탕과 어우러져 부드럽게 넘어간다. 가격도 고작 700원밖에 안 된다. 이 가격에 이 맛이라니.

꽈배기를 먹어보기 전까지, 내가 생각하는 가장 저렴하면서 맛있는 음식은 기름을 교체한 직후에 갓튀긴 미니스톱 매콤넓적다리였다. 명랑핫도그를 접하고서 그 자리는 교체되었고, 이제는 이 꽈배기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다. 갓배기여...

찹쌀 핫도그(₩1,500)도 나쁘진 않았다. 반죽은 바삭했고 햄도 딱히 저급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. 다만 이 가격이라면 명랑핫도그를 사먹지, 굳이 여기서 핫도그를 먹진 않을 듯.

북광장 못난이 꽈배기의 메뉴판.
다른 메뉴는 아직 먹어보지 않았지만 갓튀긴도넛이 맛 없을리가 없다.
식혜도 같이 파는데, 양이 상당히 많다. 맛은 평범한 편. 그러나 단 음식과 단 음료를 같이 먹는건 두 개의 맛을 모두 해치는 일이라 생각하여 꽈배기와 같이 먹진 않는다.

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바로 튀겨주신다. 사장님의 시원시원한 손목스냅(기름 털기)을 보는 재미가 있다.

평소엔 대기가 많아 최소 4~5분 정도는 기다려야 했는데,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인지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운 좋게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.
항상 느끼는건데 사장님이 아주 친절하시다.
번창하셨으면 좋겠다. 지나가며 오래오래 사먹을 수 있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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